쩐의전쟁 제 16 회 ( 07 월 05 일 )
씬1. 독고철 집 마루/낮
15회 엔딩씬에 이어지는
나라, 복잡한 표정으로 독고 철이 건네 준 흰봉투를 보고 있다.
독고 철
이 돈 300억이면 우성이에게 맞서 블루엔젤을 인수할 수도 있을게다. 세상에 복수하겠다는 네 뜻을 이룰 수도 있겠지.
나라
(생각하는).....
독고 철
어떻게 하겠느냐, 이 돈을 받겠느냐?
나라
(흰 봉투를 집어 든다).....
독고 철
대신 천사리를 지키지 못한다면 넌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나라
(흰봉투를 들어 독고철 앞에 다시 주며)
선생님, 이 돈.. 받지 않겠습니다.
독고 철
.. 왜, 자신이 없느냐?
나라
이 돈 300억이면 작전을 펴서 블루엔젤을 인수할 수도 있겠지요.. 근데 저 솔직히 두렵습니다.
독고 철
......!
나라
이 돈 속에는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흘렸던 땀과 눈물.. 웃음과 분노, 희망과 절망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들의 인생을 가지고 도박을
할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독고 철
...천사리를 지키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할 거냐?
나라
그건 선생님과의 약속대로 목숨을 걸고 지킬 겁니다.
독고 철
무슨 수로?
나라
.. 선생님, 천사리는 보령에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독고 철
뭐?
나라
가족을 위해 꼬깃꼬깃한 천원 한 장을 벌려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시장통에 쪼그리고 앉아 장사하는 그 분들이 계신 곳이..
바로 선생님이 말씀하신 천사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그 분들을 위해 살려고요. 그 분들이 찍어준 일수 이자로 나중에 제 천사리를 만들겠습니다.
독고철의 천사리가 아니라 금나라의 천사리를 만드는 거.. 그게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독고 철
(‘제대로 깨달았구나’)...!
나라
(일어서며) 일수 찍으러 나가봐야 합니다.
(마루로 내려선다)
독고 철
너 돈을 벌어 세상에 복수하겠다는 뜻은 접은 거냐?
나라
(돌아보며).. 생각해보니 세상하고 원수 진 일이 없더라고요. (알 듯 모를 듯 한 미소를 히죽 지으며 대문 밖으로 나간다)
독고 철
.....
씬2. 독고 철 대문 밖 길/ 낮
나라, 밖으로 나와 걸어간다.
나라
(‘반드시 나의 천사리를 만들리라’)......!
결의에 찬 나라의 모습에서, 중간 타이틀 뜬다. “쩐의 전쟁”
씬3. 일수 찍는 나라 몽따쥬/낮
- 거리 노점상, 과일 아줌마에게 일수를 찍는 나라.
- 노점상 구둣방 아저씨에게 일수를 찍는 나라.
- 건물 경비아저씨에게 일수를 찍는 나라.
씬4. 주희의 집/낮
주희, 방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끄집어내서는 정리를 하고 있다.
나라E
저, 주희씨 사랑하지 않습니다.
주희
!..... (손이 멈칫한다.)
<플래시 컷>
15부에서 나라와 주희가 이별하던 순간.
주희
(기막혀 풋, 웃음이 난다.)
그럼.. 그동안 절 사랑하는 척 한 건가요?
나라
사랑하는 척, 한 적 없습니다.
사랑하지도 않습니다..이제 됐습니까!
주희
(슬프고도 화가 난다.)......
E 전화벨이 울린다.
주희
(받는다.) 네.. 제가 서주흰데요.. (환해지면서) 그게 정말이세요?
씬5. 인철의 집 앞/낮
주희, 안에서 나와 빠르게 걸어간다.
씬6. 하이디 은행 회의실/낮
주희가 앉아있다. 지점장(40대 중반의 남자)이 들어온다.
주희
(일어나면)
지점장
앉으세요.. 서주희씨.. 우린 서주희씨의 용기 있는 행동에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저희 은행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주희
(환해지면서)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씬7. 까페 야외 테라스/낮
주희와 현정이 마주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다.
현정
(기쁘게) 주희야 정말 축하한다.
주희
(싱긋) 현정아.. 나 뭐가 제일 기쁜지 알아?
현정
뭐가?
주희
.. 우리 아빠 말이 맞았다는 거야.
현정
아버님이 뭐라 그러셨는데?
주희
진심은 통하고 진실은 이긴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이겼잖아.
현정
(미소) 완전 감동이다!
주희
저기.. 현정아.. (어렵게) 너 돈 좀 있니?
현정
(인상 쓰며) 야, 갑자기 분위기 좋았는데
너 왜 이래?
주희
나 취직했으니까.. 월급타면 꼬박 꼬박 갚을게..
현정
얼마나?
주희
좀 많이 필요한데.. 한 천만원?
현정
천만원이 뉘 집 이름이니?
주희
(실망스러운 표정이 된다.)
현정
(그 표정 보고 안됐는지) .. 쪼금은 있어.
주희
얼마나?
씬8. 마동포 사무실/낮
조철수, 미치겠는 표정으로 안절부절하면서 왔다갔다하고 있다.
나라가 들어온다.
조철수
나라야!
나라
무슨 일인데 그렇게 숨이 넘어가?
조철수
미스 조가 금고에 있던 돈을 다 가지고 갔어.
나라
(찹찹한 얼굴이 되어 소파에 털썩 앉는다.)....
조철수
우린 끝났어 이제.. 아참! 내가 깜박하고
말 안했는데, 마사장 정신 잃고 누워있을 때,
동생이 이 건물 팔았대. 아까 새 건물주인이라고 그러면서 왔더라고.
나라
(‘처음 듣는 얘기다.’) 그래?
조철수
어떻게 할까? 경찰에 신고할까?
나라
(피식) 세상에 사채업자 편은 아무도 없거든?
니가 가서 잡아.
조철수
내가?
나라
그래.. 돈 받으러 다니는 놈이 사채업자 아니냐,
가서 잡아.
전화벨이 울린다. 액정 보면 <담보>.
나라
(전화 받지 않고 망설이는)
조철수
전화 안 받아?
나라
.......
씬9. 거리/낮
휴식용 의자가 있는 한적한 거리.
주희가 앉아있다. 멀리 나라가 다가오고 있는.. 잠시 서서 주희를 바라보다가 가까이 온다.
주희
(보면)
나라
(옆에 앉으며 사무적으로) 무슨 일이세요?
주희
(가방에서 돈봉투를 꺼내 돈을 준다./역시 사무적으로) 이거요.
나라
뭐죠?
주희
금나라씨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거요.
나라
?.....
주희
돈이요.
나라
(본다.)
주희
우리 사이, 돈 문제가 해결되야 깨끗이 끝나지 않겠어요? 전부는 아니에요 매달 조금씩 갚기로 하죠. 다음부터는 통장으로 넣을게요.
나라
.. 갑자기 돈이 어디서 났어요?
주희
빌렸어요, 사채.
나라
(굳는다.)
주희
진작에 빌려서 갚아버릴 껄 그랬어요, 금나라씨한테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나라
사채, 무서운 거 모르세요?
주희
(싸늘하게) 당신이 더 무서운 거 모르세요?
나라
(본다.)
주희
(원망의) 금나라씨 그동안 재밌으셨어요?
나라
(잠시 보다가 씨니컬하게 웃으며) 네. 덕분에요.
주희
(나라의 뺨을 찰싹 때린다.)
나라
......!
주희
나는.. 참, 어리석게도 당신이 진심인줄 알았어요!
나라
.......
주희
(눈에 눈물 맺혀) 당신을 좋아했다고요.
나라
(순간 일렁이는)
주희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꺼내 나라의 가슴이 팍- 안기며) 다행이에요.. 삼천개의 도장을 다 찍기 전에 당신 마음을 알게 되서.. (휙 돌아서 가버린다.)
그대로 잠시 서있는 나라.. 주희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주희
(울면서 혼잣말로) 돌아보지마, 돌아보지 말고 그냥 가!
주희의 걸음걸이가 빨라진다.
나라, 주희가 눈앞에서 사라질 때 까지 보고 있는.. 손에 든 다이어리를 펼쳐본다.
나라
(다이어리에 찍힌 도장을 보며 씨니컬하게) 금나라씨.. 참, 잘했어요1
씬10. 불루엔젤 우성의 사무실/낮
이사(8부에 나왔던 인물)가 결재서류를 보고 있는 우성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
넘버3,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다.
이사
고객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우성
(냉정한 표정으로 결재 서류에 싸인을 하고 있는)
이사
.. 불루엔젤은 다른 대부업 회사와 다릅니다.. 서민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회삽니다..
갑자기 다른 대부업회사들처럼 이자를 올리고, 지나친 추심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우성
(고개 들어 이사를 본다./피식 비웃으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여기 지분 갖고 계시죠? 돈 벌기 싫으세요?
이사
......
우성
강이사님, 여기서 일하신지 얼마나 되셨죠?
넘버3
(신문 보면서) 창립멤버시래.
이사
그럼.. 추심만이라도 좀...
우성
(결재서류 탁 접어서 주며) 추심하는 연체관리팀, 채권팀에게 전하세요, 추심 잘해서 돈 빨리 받아내면, 그만큼 성과금 나간다고. 그만 나가세요!
씬11. 은지의 집/오후
은지가 장난감 피아노를 치고 있다. 영석 옆에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다.
나라
(눈을 감고 듣고 있는)
은지
(피아노를 멈추면)
나라
끝난 거야? 한곡 더 들려줘라.
은지
.. 오빠 무슨 일 있어?
나라
아니, 없어.
은지
.. 오빠 지난번에는 미안했어..
영석
(신문에서 눈 떼지 않고) 은지가 좀 심술이 났었대요..오빠가 다른 여자 만날 줄은 몰랐다고..
은지
그 언니랑 다시 한번 집에 와..
나라
(씁쓸하게 웃으며) 피아노나 한 곡 더 쳐봐.
영석
(신문을 보면서 놀란 듯)
형님! 또 사채 빚 쓴 사람이 자살했어요.
나라
(구겨지며) 뭐?
영석
불루엔젤에서 대출받았는데.. 갑자기 이자를 올리는 바람에 감당을 못하고 자살했대요..
나라
불루엔젤?
씬12. 불루엔젤 우성의 사무실/낮
쾅! 우성이 손으로 책상을 친다.
우성
(구겨질 대로 구겨진)
넘버3
(신문을 접으며) 우성아 신경쓸 꺼 없어..
니 책임아니잖아, 이런 일로 죽는 놈이 잘못이지..
우성
......
넘버3
신경 쓸 필요 없다니까?
우성
화환 준비해줘.
넘버3
화환 보내려고?
우성
내가 직접 갖고 가겠어.
씬13. 장례식장 내부/저녁
우성과 넘버3가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갈매기1,2가 화환을 들고 따라간다. 화한에는 <불루엔젤> 이라고 써있는 리본이 달려있다.
우성
(당당하게 걸어가는).....
갈매기들이 고인을 모신 방 입구에 화한을 세우자, 상복을 입은 유가족1이 다가온다.
(30대 초반의 남자)
우성
(유족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데)
유족1
아 예.. (하다가 화한에 달린 ‘불루엔젤’ 이라는 리본을 본다.) 당신들, 누구십니까?
넘버3
안녕하십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성을 가리키며) 이분은 불루엔젤의 대표이사십니다. 저희 돈 받으러 온 거 아닙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왔습니다.
유족1
뭐라고? 당신들, 여기가 어디라고 와!
(우성의 멱살을 잡으며) 우리 아버지가 누구 때문에 돌아가셨는데!
넘버3
이 사람이! (유족1을 밀어서 우성에게서 떨어뜨려 놓는다.)
뒤로 넘어지는 유족1.. 주변에 있던 상복을 입은 유족들 몇 명이 모두 우성과 넘버3에게 달려든다.
악에 받친 유족들, 우성의 옷을 잡고 늘어지는데..
넘버3와 갈매기들이 힘으로 유족들을 밀쳐내면서 제압한다.
유족1, 험상궂은 갈매기들 앞에서 어쩌지 못하고 쏘아보기만 한다.
우성
(싸늘하게) 왜들 이러십니까? 난 죄 없습니다. 쓰고도 안 갚는 사람들이 나쁜 것 아닙니까?
(피식 웃으며 돌아선다.)
넘버3와 갈매기들, 우성을 따른다.
씬14. 장례식장 주차장/저녁
우성의 차가 막 주차장을 출발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불쑥 튀어나와 차를 막는다.
끽- 급정거 하는 우성의 차.
뒷좌석에 앉아있던 우성과 넘버3가 몸이 앞으로 쏠린다.
(앞에는 갈매기들이 타고 있는 상황)
우성
(밖을 보면)
나라
(차를 막고 서있다.)
넘버3
(구기며) 또 금나라냐?
우성과 넘버3, 갈매기들이 차 밖으로 나간다.
나라
하우성, 니가 원하는 게 이런 거였어?
사람들 스스로 죽어나가는 거?
우성
금나라씨.. 세상에 복수한다고 했죠?
나도 세상에 복수하고 있는 겁니다.
나라
이게 니가 세상에 복수하는 방법이냐?
우성
네.. 전 남이 준대로 해줍니다.
나라
내가 너, 잘하라고 경고 했지?
우성
(피식) 금나라씨는 정이 너무 많다니까 그러시네..
넘버3
우성아 넌 들어가라.. (나라를 쏘아보며)
금나라, 우리 사이에 남은 게 있지?
나라
뭐가 있는데? 너 나한테 돈 빌려갔냐?
넘버3
(바로 나라에게 주먹을 날린다.)
씬15. 일각 장례식장 뒤편 후미진 곳/밤
넘버3가 나라를 발로 차고 있다.
갈매기들, 누가 올까, 망을 보고 있는..
나라
(넘버3에게 맞으면서) 야, 넌 할 줄 아는 게 사람 패는 것 밖에 없냐?
넘버3
(더 열 받아 발길질을 하려는데)
나라
하하하하- 하하하하-
(갑자기 큰 소리로 웃는다.)
넘버3
너 왜 웃냐?
나라
니 인생이 불쌍해서 웃는다 왜.
넘버3
뭐?
나라
다 때렸냐?
넘버3
(인상 쓰는데)
나라
(비틀거리며 일어나서는)
김동구. 니가 아무리 돈으로 조직을 접수해서
보스가 됐더라도 넌 영원한 넘버쓰리야,
웬줄 아냐? (서있는 갈매기들을 가리키며)
쟤들 중에 누군가가 너보다 돈이 더 많아지면,
그 조직을 또 돈으로 살 테니까.
그래서 니가 불쌍하다는 거야,
아직도 돈이 뭔지를 모르니까.
(애처롭다는 듯이 보고는 간다.)
넘버3
(‘실컷 깨려놓고도 뭔가 당한 것 같은데’)......
씬16. 우성의 집/밤
우성, 소파에 앉아있는..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고 있다.
오디오에서 나오는 곡은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우성
(낮게 노래를 따라 부른다.) Yesterday ..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 Now it looks as though they're here to stay Oh, I believe in yesterday..
씬17. 독고 철의 방
독고 철 보던 신문을 접는다.
독고 철
(마음이 착찹하다.)......
씬18. 나라의 방/밤
나라. 아버지의 <나라야 은지야 니들은 카드 빗 내지마라> 는 아버지이 유서를 보고 있다.
독고 철E
자냐?
나라
아뇨.. 들어오세요.. (유서를 얼른 상자에 담는다.)
독고 철
(들어와 앉으며) 얼굴이 왜 그러냐?
나라
별일 아닙니다..
독고 철
나라야.. 너 아직도 생각에 변함이 없냐?
나라
(오늘 일로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독고 철
오늘 시장에 갔다가 이상한 얘기를 들었다..
나라
?......
독고 철
그 개망나니 짓하던 순대 할머니 아들이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나봐..
나라
(얼른) 어? 그 자식 돈 안 갚았는데..
회복할 기미가 없대요?
독고 철
(끄덕이며) 의학적으로 이미 다 죽은 목숨이라는데.. 무슨 사연인지 심장이 멈추지를 않는다더구나..
나라
!......
씬19. 병실 내부/낮
순대할머니 아들이 침대에 누워있다.
의식을 완전히 잃은 상태.. 심전도 모니터에 느린 웨이브 파동이 계속 되고 있다.
나라의 시선, 아들이 손목에 차고 있는 빨간 밴드로 간다.
나라
(멈칫하는).....!
아들
......
나라
(잠시 바라보다가) . 너 혹시.. 니가 갚아야 할 돈 때문에 죽지 못하고 있는 거니?
아들E
네.. 그래요.. 당신한테 갚아야 할 돈 때문에 저 죽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
(대답 없는 아들의 얼굴을 잠시 보다가)
정말 그런가 보구나.
아들E
(감은 눈에 눈물이 흐른다.)
나라
.. 맞네 이 자식.
아들E
당신은 개망나니로 산 나를 엄마의 아들로 봐주고 돈을 빌려줬는데.. 나는 돈을 못 갚았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 전에는 죽을 수가 없습니다.
나라
(벅차오르며) 너는.. 이미 돈을 갚았다.
너는 자랑스러운 너의 어머니 아들이야..
그러니까 맘 편히 가라..
나라, 잠시 보다가 돌아선다.. 나라가 병실을 나가자 심전도가 멈춘다.
씬20. 골든게이트 외경/낮
인서트
씬21. 골든게이트 접견실/낮
마동포와 수표, 전태가 나란히 앉아있다.
수표
(마동포를 아래위로 보며 무시하는 투로)
소문은 들었습니다.
마동포
(사납게 본다.)
전태
아니 왜 그 많은 돈을 다 기부하고 불량처리반이 되셨어요?
수표
아깝지 않으셨어요?
마동포
(인상만 구기고 있는)......
수표
존경 합니다 형님.
수표, 전태
(서로 보면서 키득키득 거린다.)
마동포
이 짜식들이...!
수표
키득키득.. 인생 뭐 별거 있습니까?
이 짓도 하다보면 재미납니다.
문이 열리면서 차연이 들어온다.
차연
(세 사람과 마주 앉으며) 서로들 아시죠?
수표
자알~ 알죠.
차연
(서류철을 주며) 악질 채무자들입니다.. 세분이서 알아서 해결해주세요..
수표, 전태
네.
마동포
(무표정하다.).....
차연
마사장님.. 어려운 결심해주셨네요. 앞으로 잘해보죠.
마동포
(서늘하게 히죽 웃는다.) .....
차연
그럼 오늘부터 서둘러 주세요.
씬22. 중소기업체 사장실/낮
마동포, 50대 초반의 착해 보이는 남자와 마주 앉아있다.
마동포
돈을 빌려갔으면 돈을 내놔야지!
사장
한번만 봐주십시오.. 부탁합니다.. 요즘 회사 사정이 안좋아서요..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데)
마동포
남의 돈 가지고 가서, 너 발 뻗고 잠이 오니?
수표와 전태는 뒤에서 뒷짐 지고 구경하고 있다.
마동포
(사장의 멱살을 움켜잡는다.) 돈 내놓으라고!
수표
(말리며) 말로 하쇼, 말로!
마동포
저리 비켜! (수표를 휙 밀치고는 사장의 멱살을 잡는다.) 돈내놔, 돈내놔어서 돈내놔아아아!!!
(사장을 잡아먹을 듯이 흔들어댄다.)
마동포, 쌓인 것을 분풀이하듯 사장의 멱살을 잡고 미친 듯이 흔든다.
‘어이쿠’ 하면서 바닥에 쓰러지는 사장.
사장
(다쳤는지 일어서지를 못하고)
수표
(낮게 인상 쓰며) 마동포씨, 우린 사채업자지 깡패가 아닙니다.
마사장
뭐야?
전태
(사장을 일으켜 세우며) 안 다치셨습니까?
사장
.. 괜찮습니다..
수표
사장님,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이자라도 주쇼.
사장
(고개를 숙이며) .. 네.
수표
갑시다. (돌아선다.)
씬23. 달리는 수표, 전태의 차 안/낮
운전하고 있는 전태. 보조석에 수표가 앉아있고
마동포는 뒷좌석에 앉아서 굳은 표정으로 창밖을 보고 있다.
수표
(뒤돌아보며) 마동포씨, 요즘은 힘으로 안 됩니다.. 머리를 써야지요 머리를..
마동포
(사납게 본다.)
수표
.. 마동포씨, 마동포씨도 돈 있을때야 무서웠지, 지금은 뭣도 아니네.. 마동포씨도 느끼시지요?
마동포
입 다물지 못해?
수표
(히죽 웃으며) 성깔은 남아있네.
씬24. 불루엔젤 우성의 룸회의실/낮
선회자과 김회장, 우성이 마주 앉아있다.
선회장
이거.. 불루엔젤 소문이 너무 안 좋은 거 아냐?
우성
.. 신경쓰실 것 없습니다.
김회장
어떻게 신경을 안 써?
선회장
우린 불루엔젤이 이미지가 좋은 회사라고 그래서 투자를 한거야.
우성
경영에 관한 일은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제가 다 알아서하겠습니다.. 회장님들은 뒤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시며 됩니다.
넘버3가 들어온다.
우성
(일어나며) 걱정하지 마시고 계시면 곧 투자금도 모두 휘수하시고, 이익을 보게 되실 겁니다.
선회장과 김회장, 못마땅한 표정이 되어서 나간다.
넘버3
저 노친네들 왜 똥 씹은 표정이지?
우성
.. 봉여사 말이 맞았어.
넘버3
뭐가?
우성
돈을 벌기에는 간땡이가 너무 작아 다들.
씬25. 독고 철 집 마루/낮
봉여사와 독고 철이 차를 두고 마주 앉아있다.
봉여사
소문 들었어?
독고 철
무슨 소문? 불루엔젤 얘기?
봉여사
(씨익 웃으며) 역시 영감 말이 맞았어.
독고 철
(미소)
봉여사
영감은 하우성이를 그렇게 잘 알면서 그놈이
내 뒤통수 칠꺼라는 건 왜 몰랐어.
독고 철
(놀리듯) 나 알았는데?
봉여사
근데 왜 가만있었어?
독고 철
말했잖아.. 불루 엔젤 포기하라고.
봉여사
그게 그 소린지 누가 알았어?
독고 철
우리가 약속한 거래 내용 잊지 않았지?
봉여사
당연하지. 금나라는 요즘도 일수 찍으러 다녀?
독고 철
일수도 찍고, 동포사도 나가고...
나라E
어쩌다 빚을 지게 되셨습니까?
씬26. 마동포 사무실/낮
나라, 어느 30대 중반의 여자와 마주 앉아있다.
여자
다른 데서 돈을 빌렸는데.. 갚지를 못하게 돼서요..
나라
그러니까, 사채 빚을 사채로 갚으러 오셨다는 겁니까?
여자
(끄덕 끄덕)
조철수
어디서 빌렸는데요?
여자
불루엔젤요.
나라
(굳는다.)
조철수
아, 거기! 요즘 거기 때문에 난리가 아니던데..
근데, 아주머니는 담보가 좀 약한데...
나라
빌려드려라.
조철수
뭐?
여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철수, 불만스럽지만 할 수 없다는 듯이 돈 200만원을 여자에게 준다.
조철수
꼭 갚으세요.
여자
네.. (나간다.)
조철수
금나라, 너 불루엔젤 포기한거냐?
나라
(복잡한 표정이 된다.).....
조철수
정말 포기 한거야? 요즘같아서는 살맛 이 안난다, 살맛이.
나라
(서류철 주며) 너 이 불량채권은 언제 다 해결할거냐?
조철수
.. 나 혼자는 너무 벅 차.
나라
무슨 소리야?
조철수
난 사무실도 지켜야 하고..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나라야 너 요즘 서주희씨랑 연락 안하냐?
나라
(대답 없이 서류철만 본다.)
조철수
서주희씨한테 사무실 좀 맡기면 안될까?
계산도 빠르고 게다가 양심적이잖냐.. 어?
나라
주희씨 취직 했어..
조철수
취직? 어디로?
씬27. 하이디 은행/낮
주희, 은행 창구에서 일을 하고 있다.
빠른 손놀림.. 주희, 통장을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에게 준다.
주희
안녕히가십시오 고객님.
고객
(천원권을 내밀며) 저, 이것좀 잔돈으로 바꿔주세요.. 오백원짜리로요..
주희
네..
주희 천원 권을 오백원 짜리로 바꾸다가 문득 손을 멈춘다.
손바닥에 있는 오백원을 잠시 보다가 기다리고 있는 고객에게 준다.
주희
여깄습니다.
씬28. 인철의 집 주희의 방/밤
주희, 기운 없는 표정으로 침대 끝에 걸터 앉아있다.
노크소리.
주희
들어오세요.
인철
(들어온다.) 안 잤니?
주희
네.
인철
(다가와 옆에 앉으며) 새 직장 어떠니?
주희
.. 별로에요.
인철
왜 마음에 안 들어?
주희
네..
인철
어떤 점이.
주희
그냥 다 마음에 안들어요.. 사람들도 싫고 일도 싫고, 다 싫어요..
인철
(지그시 본다.)
주희
생각할수록 후회돼요.. 그냥 좀 참을 껄..
괜히 성질부렸어요..
인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거다..
주희
아빠 정말 그럴까요?
인철
그럼..
주희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데도요?
인철
(마음 아프다./주의의 어깨를 툭툭 친다.)
주희
......
씬29. 나라의 방/밤
나라, ‘참잘했어요’ 도장이 찍힌 다이어리를 보고 있다.
나라
(주희를 생각하는)......
보던 다이어리를 탁 접고는 벽에 기대면서 눈을 감는다.
씬30. 우성의 룸/낮
사무실의 유선전화기로 전화를 걸고 있던 우성, 전화기를 바닥에 내려친다.
넘버3
왜 그래?
우성
투자자들의 조짐이 이상해.. 자금을 빼려는 모양이야.
넘버3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우성
.. 바보 같은 것들.
넘버3
내가.. 손 좀 봐줘?
우성
(한심하다는 듯이) 제발 그런 식으로 덤비지 좀 마.
넘버3
(우성이 못마땅하다.)
우성
.. 이 지경 까지 오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네.
넘버3
무슨 방법?
우성, 자켓을 집어 들고는 밖으로 빠르게 나간다,
씬31. 거리/달리는 우성의 차안./낮
우성, 생각에 빠진 얼굴로 가고 있다.
우성
(전화를 건다.)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씬32. 봉여사 접견실/낮
문이 얼리고 하이사가 들어와 선다.
봉여사
(곱지 않게 본다.)
우성
안녕하셨습니까?
봉여사
자네가 웬일이야? 여기가 어디라고 발 들여 놓을 생각을 해?
우성
그동안 별 일 없으셨습니까?
봉여사
그걸 인사하고 하나?
우성
(웃는 얼굴로 마주 앉으며) 여사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봉여사
(미움 섞인) 나한테 할 말이 있어? 자네가?
우성
네.
봉여사
터진 입으로 무슨 말을 못해, 해봐 어디.
우성
회장님과 거래를 했으면 합니다.
봉여사
무슨 거래.
우성
제게 돈을 좀 빌려주십시오.
봉여사
우리 자금줄을 다 막아놓은 놈이 누군지 알아? 자네야!
우성
그거야 제가 바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봉여사
(어이없는 투로 피식 웃는다.)
자네 참 낯짝이 두껍구만.
우성
금나라씨가 돈 50억을 가지고 왔을 때 그런 말씀하셨잖습니까, 돈을 보고 거래하는 거지,
사람을 보고 하는 게 아니라고.
봉여사
그랬지.
우성
.. 그럼 저와의 지난 일은 잊어주시죠.
봉여사
(어이없는 표정으로 본다.)
우성
부탁드립니다. (고개 숙인다.)
봉여사
....
우성
.....
봉여사
알았네.. 내가 하번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지.
우성
잘 생각하셨습니다.
봉여사, 우성을 보는 입가에 ‘너좀 당해봐라’ 하는 의미의 미소가 얼핏 생긴다.
씬33. 봉여사 접견실 앞 거실/낮
접견실에서 나오던 우성, 멈칫한다.
차연, 안으로 들어오다가 우성을 발견한다.
우성
차연씨 오랜만입니다.
차연
.. 영원히 안 볼 사이 아니었나요?
우성
어떤 관계도 영원한거란 없습니다.. 잘 아시잖아요.. 금나라 잊으셨어요?
차연
(어이가 없다.)
우성
회장님과 저, 다시 한 배를 탔으니.. 이제 차연씨를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차연
할머니가 또 실수를 하셨군요.
우성
(미소)
차연
할머니 실수는 제가 바로 잡아드리죠..
(접견실로 들어가려는데)
우성
(막으며) 소문 들었습니다.. 마동포 사장을 불량 처리반으로 채용하셨더군요.
차연
네.
우성
마동포 그 인간, 조심하십시오.
차연
조심해야 될 사람은 하우성씨죠. (안으로 들어간다.)
우성
......
씬34. 동, 봉여사 전겹실/낮
소파에 앉아있는 봉여사..차연이 마주 앉는다.
차연
하이사를 왜 또 받아들이셨어요?
봉여사
(생긋 미소만)
차연
왜요.
봉여사
내가 미쳤니? 저 인간을 그대로 받아주게?
차연
그럼요?
봉여사
.. 그럴 일이 있어!
씬35. 달리는 우성의 차 안/낮
우성, 생각에 빠진 표정으로 가고 있다.
<플래시 컷>
장례식장에서 차를 막아서던 나라.
나라
하우성, 니가 원하는 게 이런 거였어?
사람들 스스로 죽어나가는 거?
우성
(싸늘하게 웃는다.)......
우성, 전화를 건다.
우성
형 나야,, 봉여사가 너무 순조롭게 나와.. 형이 좀 알아봐줘야 겠어.
씬36. 독고철의 집 마루/낮
독고 철과 나라가 마주 앉아있다.
독고 철
나라야.
나라
네.. 선생님.
독고 철
.. 불루엔젤을 아무래도 봉여사가 인수할 것 같다.
나라
네?
독고 철
회장님들이 투자를 안하겠다고 하니까 하우성이가 다시 봉여사에게 머리를 조아렸나보더라.
나라
봉여사가 하우성을 다시 받아들였단 말입니까?
독고 철
(끄덕끄덕) 그 할망구도 어디선가 돈을 끌어왔을테니.. 그야말로 대단한 쩐의 전쟁이 되어버렸다.
나라
(굳는다.)
독고 철
또 누군가 돈 때문에 죽어가겠구나..
나라
안됩니다. 돈 때문에 죽는 일만은 더 이상 안 됩니다 선생님.
독고 철
천사리 마을을 담보로 빌린 300억을 니가 거절했지 않느냐, 너무 늦었다.
나라
제가 가서 막겠습니다.
독고 철
뭘, 어떻게 막아?
나라
다녀오겠습니다.
나라, 벌떡 일어나 밖으로 빠르게 뛰어 나간다.
씬37. 독고철의 집 일각 거리/낮
나라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씬38. 블루 엔젤 외경/낮
인서트
씬39. 블루 엔젤 회의실/낮
우성, 창가 쪽에 선채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고..선회장과 김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이 둘러 앉아있다.
선회장
우리는 하대표의 경영방식을 찬성할 수 없네.
그래서 자네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네.
우성
(냉랭한 시선으로 돌아보며)...달면 삼키고 쓰면 뱉겠다는겁니까? 제가 회장님들과 블루엔젤에 투자한 주주분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남겨준 것을 잊으셨습니까?
김회장
블루 엔젤은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네.
솔직히 이 회사의 주주라는 것만으로도 손가락질 받고 있어.
우성
(비웃음) 돈을 벌려면 명예 따위는 포기하셔야 합니다. 돈과 명예, 두가지를 손에 쥐려면 대부업이 아니라 건실한 기업에 투자 하셨어야죠.
선회장
아무튼 자네는 지금 해임됐네.
우성
(피식) 누구 마음대로요? 블루엔젤의 최대주주는 회장님들이 아닙니다.
선회장
그게 무슨 소린가?
우성
이런 날이 올줄 알고 제가 보험을 들어놨습니다. 블루 엔젤의 지분 51%를 다른 분에게 양도했습니다. 물론 합법적으로요.
일동
(충격을 받은 듯 웅성거리는데)...
우성
(문 쪽을 보며) 들어오시죠.
문이 열리고..화려하게 차려입은 봉여사가 들어온다.
차연이가 봉여사를 에스코트하듯 따라 들어온다.
봉여사
(활짝 웃으며) 그동안 안녕들 하셨습니까?
일동
(충격)...!
우성
(인사하며) 어서 오시죠, 회장님...(대표자리를 권하며) 앉으시지요.
차연
(싸늘하게 우성을 보면)...
우성
(차연에게 미소를 보여준다)
봉여사
(우성의 자리로 다가가서 앉는다)
우성
블루엔젤의 51% 지분을 가지신 최대주주이십니다.
일동
(충격)....!!!
봉여사
(미소) 놀라셨나요? 내가 지난번에 말씀드렸죠, 언젠가 하대표가 여러분의 뒷통수를 칠거라고요.
우성
....
봉여사
자, 그럼 블루엔젤의 장래에 대해 논의 해볼까요?
씬40. 블루 엔젤 내부/낮
나라, 엘리베이터 쪽으로 뛰어 가서 보면...고층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경비들, 나라를 보고 ‘이봐요- 거기로 가면 안돼요!’ 하는데..
나라, 비상계단 쪽으로 뛰어올라간다.
씬41. 동 블루엔젤 계단/낮
급하게 계단을 뛰어올라가는 나라.
씬42. 블루엔젤 대회의실/낮
봉여사, 대표자리에 앉아있고...그 옆에 우성이 서있고..차연이 뒤편에 앉아있다.
회장단과 이사진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봉여사
하우성 대표는 블루엔젤을 통해 투자자분들에게
많은 돈을 벌어줬습니다. 그런데 이번 자살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게 되니까 대표에서 해임시키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여러분은 하대표를 해임할 자격이 없습니다!
우성
(미소)...
선회장
하지만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봉여사
블루엔젤에서 물러날 사람은 바로 여러분들이에요! 앞으로 블루엔젤은 새로운 경영혁신으로 투자자들에게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는 그런 회사로 재탄생할겁니다.
문이 벌컥 열리고..나라가 땀을 흘리며 숨이 턱까지 차서 들어온다.
나라
제발 돈 때문에 사람 죽는 일 좀 그만하시죠!
일동
....!
우성
(일그러지며) 여긴 금나라씨같은 일수업자가 들어올 자리가 아닙니다.
나라
(일동을 돌아보며) 내 아버지는 사채빚 때문에 자살 하셨습니다. 어머니도 그 때문에 돌아가셨구요!
봉여사
....
차연
....
나라
그래서 돈 벌어 세상에 복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우성을 보며) 하우성, 너도 사채 빚 때문에 부모님한테 버림 받고 보육원에서 자랐다며,
너도 세상에 복수하고 싶었겠지. 그 심정 나도
잘 안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에 복수하려고 돈을
악착같이 벌수록 세상에는 또 한명의 금나라,
또 한명의 하우성이 생겨날 거다.
그리고 그 애들이 결국 우리를 죽일 거야!
우성
(굳는)....!
나라
(허리를 깊이 숙인다.) 부탁드립니다.
한때는 이 회사 지분을 인수하여 제가 이 회사를 지키려 하였습니다.. 근데 지금 전 돈이 없습니다..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여러분에게 예전의 블루엔젤로 만들어달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허리를 더 숙이며) 부탁드립니다!
봉여사와 차연을 비롯한 일동, 숙연해 지는데... 경비들이 들어온다.
우성
금나라씨, 이게 무슨 신팝니까? 그만 하시죠. (경비들에게) 당장 저 사람을 끌어내세요!
경비들, 나라를 억지로 잡아 일으켜 데리고 나가려는데...
봉여사
잠깐!
경비들
(동작을 멈추고 보는)...?
봉여사
(일어서며) 블루엔젤의 새로운 대표한테 무례를 범해서는 안 되지!
우성
(의아)예?
나라
....?
봉여사
나는 블루엔젤 최대주주로서 금나라씨를 새로운 대표로 임명합니다.
일동
(충격)..!!!!!
나라
(충격)....!!!!!
차연
...!!!!
우성
회장님,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봉여사
(나라 쪽으로 다가서는) 나는 자네가 블루엔젤의 경영혁신을 이끌 새로운 대표가 되어주길 바라네.
내 제안을 수락해 주겠나?
나라
(혼란스러운)....
봉여사
(미소) 자네가 싫다면 하우성이 대표자리를 유지하게 될 텐데. 그러길 바라나?
나라
.... 그렇게 할 수는 없죠.. 좋습니다.. 수락하겠습니다.
봉여사
그럼 됐네...지금부터 새로운 대표로서 회의를 진행해주게.
나라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우성 쪽으로 다가가 마주선다)
우성
(굳은 표정으로 보는)....
나라
(우성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하우성, 너는 해고야!
우성
(일그러지는)...!!!!!
나라
(히죽 웃어준다)
* 참고하세요!
1. 대부업, 불루엔젤의 주식은 코스탁에 정식으로 상장된 주식이 아니므로 일년 안에 양도하는 것이 가능한 일입니다.
2. 우성은 지분 46%를 확보하여(투자자들의 돈으로) 블루엔젤 인수에 성공하지만, 불루엔젤에 자금을 위탁 경영하고 있는 투자자(회장단)의 결정으로 물러날 처지가 된 것이고, 이에 반격을 가하고자 봉여사의 자금을 끌어와 봉여사가 51%의 지분을 인수하게 하고, 자신이 위탁경영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봉여사의 돈은 독고철의 돈이었고, 결국 위탁경영자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씬43. 달리는 우성의 차안/낮
우성,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어딘가로 가고 있다.
나라(E)
하우성, 너는 해고야!
우성
....!!
우성의 차가 끼익-급정거를 한다.
우성
(살기서린 표정으로 숨을 몰아쉰다)...!!!
씬44. 블루엔젤 우성의 룸/낮
나라와 봉여사가 소파에 앉아있고...그 옆에 차연이 앉아있다.
나라
봉여사님,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저보고 블루엔젤의 대표를 맡으라니요?
봉여사
독고영감과 거래를 했어. 블루엔젤을 인수할 자금을 대출해줄테니 자네를 대표로 임명해 달라고.
나라
...!
봉여사
난 지금도 자네가 마음에 들진 않아. 하우성 그놈을 쳐내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일 뿐이야.
나라
... 저는 이만한 회사를 경영할 능력이 없습니다.
봉여사
그거야 자네가 알아서 할 일이고...내 역할은 끝났으니 이만 가보겠네. (일어서서 차연에게) 가자. (사무실 밖으로 나간다)
차연
(나라를 보며) 축하해 오빠.. 잘해봐.. (나간다)
나라
(선채).....
씬45. 골든게이트 내부/낮
차연이 들어온다.
수표와 전태가 기다리고 있다가 차연을 보자 다가온다.
차연
갔던 일은 어떻게 됐어요?
수표
저기.. 마동포씨가 돈을 받아서 날랐던데요?
차연
네?
수표
마동포가 채무자 돈을 받아가지고 도망가 버렸더라고요.
차연
(어이가 없다.)
수표
어디 외국으로 튀었나.. 연락도 안 되고요..
차연
정말 어이가 없군요.
수표
우리가 꼭 찾아보겠습니다.
차연
그만 두세요.. 찾는다고 찾아지겠어요?
씬46. 독고 철 집 마루/낮
독고철, 돋보기안경을 끼고 주판알을 튕기며 장부를 정리하고 있고..
그 앞에 우성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독고 철
..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우성
이번 일, 어르신이 배후에서 힘을 쓰신 거 알고 있습니다.
독고 철
내가 한 일이 아니다..뭔가를 했다면 돈귀신이 장난을 친게지..
우성
제게도 금나라처럼 기회를 주십쇼.
독고 철
뭐?...그럼 넌 나한테 뭘해줄꺼냐?
우성
지난날 어르신이 내 부모님과 제게 했던
그 일..원한을 잊어드리겠습니다.
독고 철
그런 깊은 상처는 돈으로 치유될 수 없다.
우성
....!
독고 철
그 원한은 니가 평생 되새김질 하면서 살아야되는 게다. 니가 어떻게 살지, 어떻게 그 원한을 갚을지는 네가 결정하는 게야.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냐.
우성
어르신..
독고 철
이만 돌아가거라. (주판알을 튕긴다)
우성
....
씬47. 독고 철 대문 앞 골목길/낮
우성, 차 쪽으로 다가오는데...나라가 기다리고 있었던 듯 서있다.
우성
(나라를 싸늘하게 보는) 왜, 비웃어주고 싶습니까? 통쾌합니까?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은 당신이 이긴 것 같은 생각이 들겠지만 나, 다시 일어설 겁니다.
나라
....
우성
어르신과 봉여사, 그리고 당신을 비참하게 짓밟아 줄겁니다. 기대하세요.
나라
.. 하우성, 난 너 힘내라는 말 하려고 기다렸다.
우성
(피식) 값싼 동정은 사절합니다.
우성, 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고 가버린다.
나라
(복잡한 심정으로 보는)....
씬48. 한강변/석양
우성의 차가 세워져 있고...한편에 우성이 강물을 보며 서있다.
우성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져 있다.
우성, 어느 순간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렇게 울어대는 우성의 모습이 길게 잡힌다.
씬49. 우성의 룸/밤
우성이 들어온다.
급하게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우성
(문을 열어주면)
넘버3가 들어온다.
우성
무슨 일이야, 이 시간에.
넘버3
우성아.. 나 좀 살려주라.
우성
(인상 쓴다.) 또 무슨 일이야?
넘버3
큰 형님이 재기하셨다!
우성
그래서.
넘버3
내 자리가 위험해.
우성
.......
넘버3
돈 좀 주라.
우성
(피식 웃는다.)
넘버3
(히죽 웃는데)
우성
(사납게 변하며) 형, 이제껏 살면서 스스로 돈 벌어 본 적 있어?
넘버3
뭐?
우성
남의 껄 뺏거나, 늘 비굴하게 얻어먹었지 형은.
넘버3
야, 너도 마찬가지 아냐?
우성
난 비굴하진 않았어.
넘버3
(굳는다)
우성
나 오늘 정말 기분 드러운 날이거든?
넘버3
.. 나도 기분이 드러워지려고 하네 이거.
우성
(현관문을 열며) 나가.
넘버3
?..... 야, 너 왜이래?
우성
나가, 당장 나가아아아!!
씬50. 독고철 방 안/ 밤
나라와 독고 철이 앉아있다.
나라
.. 선생님, 저는 블루엔젤을 경영할 그릇이 못됩니다.
독고 철
그릇 크기는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게다. 니 마음대로 경영해봐라. 세상에 복수를 하던, 가난한 사람을 돕던, 니 마음대로 해봐.
나라
..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작전이십니까?
독고 철
(웃으며) 널 위해서가 아니다.. 천사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니가 만들겠다는 너의 천사리를 위해서였다.
씬51. 블루 엔젤 외경/ 낮
씬52. 블루엔젤 대회의실/ 낮
나라, 정장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서있고..그 앞에 이사진들과 직원들이 서있다.
나라
옛날 우리 조상들은 남이 어려울 때 힘을 합쳐 도와주고,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는 상부상조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있었습니다. 블루엔젤은 이런 전통을 계승하여 어려운 서민에게 저리로 대출 하고 또 거기서 얻는 이자수익금은 사회복지 후생에 투자함으로서 서민들 스스로 서로를 돕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것입니다.
이사진과 직원들, 박수를 친다.
씬53. 몽타쥬
- 바쁘게 움직이는 불루엔젤 직원들의 서류를 만지는 손놀림,
- 방송국에서 <심장병어린이 돕기> 라고 써있는 모금함에 <불루엔젤> 이라고 써있는 돈 봉투를 조철수가 준다.
- 1부에 나왔던 리무진을 타고 가는 나라.
나라E
세상엔 세 가지 돈이 있다고 생각했다.
니돈, 내돈, 그리고 앞으로 내가 가질 돈.. 그
러나 그 어떤 돈도 나는 움켜쥘 수 없었다.
- <북한 기아어린이 돕기 기금>라고 써있는 모금함에 <불루엔젤> 이라고 쓴 돈 봉투가 들어간다.
씬54. 주희네 거실/ 밤
티비 화면 속에서 블루엔젤 직원들이 노숙자들에게 급식을 하는 뉴스 장면이 보여 진다.
앵커(E)
블루엔젤 대표 금나라씨는 노숙자들의 무료급식 행사에 참여해 노숙자들의 숙소 건립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금나라씨가 정계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블루엔젤
금나라 대표의 행보는 분명 성장 지상주의로 달려온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만한 행동이라는 평입니다.
인철과 주희, 티비를 보고 있다.
인철
.. 나라가 좋은 일을 많이 하는구나.
주희
(일어서서 방 쪽으로 간다)..저, 이만 잘게요..
인철
(주희를 보면서 한숨을 쉰다) 주희야.
주희
(대답 않고 간다.)
인철
(‘저 자식이 아직도 상처가 깊구나’)......
씬55. 주희의 방/ 밤
주희, 침대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뭔가를 깊이 생각한다.
주희
(낮게 한숨쉬며) 아 왜 이렇게 시간이 안가지?
씬56. 거리/낮
리무진이 달리고 있다.
씬57. 달리는 리무진 안/낮
나라, 정장차림으로 앉아있고.. 그 옆에 조철수가 앉아있다.
그 앞에 점박이 개도 앉아있다.
조철수
(스케줄 다이어리를 보며)
오늘은 초청 강연이 끝나면 곧바로 전국 기업인 연합회 만찬에 참석하셔야 됩니다.
나라
(창밖을 내다보며 왠지 허한 표정)....
조철수
요즘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 무슨 걱정 있냐?
나라
.. 아무것도 아냐.. (조철수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곤) 그게 뭐냐?
조철수
길에서 산거야.. 돈 많이 벌고 무병장수한다고 그래서..
나라의 표정 끝에 쓸쓸함이 배어있다.
씬58. 하이디 은행 회의실/낮
나라, 하이디 은행 임직원들 앞에 서있다.
나라
은행에 왔으니 돈 얘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돈이 뭐라고 생각 하십니까?
자본주의에서 돈은 권력입니다.
돈만 있으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죠.. 하지만 저는 돈은 그 사람의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 돈은 돈이 아닙니다.
헛된 욕망의 신기루일뿐이죠...
씬59. 하이디 은행 창구/낮
주희, 창구 앞에 서있는 손님에게 친절하게 통장을 건네준다.
주희
(미소) 다 처리됐습니다. 고객님.
회의실에서 나온 나라와 창구 앞의 주희가 시선이 마주친다.
주희
(나라를 본다.).....!
나라
(주희를 본다.).....!
주희
.......
나라
.......
잠시 서로 보고 있는 두 사람.
씬60. 블루엔젤 대표실/낮
나라, 깊은 생각에 잠겨 창밖을 내려다보고 섰다.
나라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거라’ 독고 철의 말을 생각하고 있다.)......
씬61. 호프집/ 저녁
주희와 현정이 만나서 술을 마시고 있다.
현정
(가만 주희를 보는)
주희
현정아.. 우리 몇살이니?
현정
새삼스럽게 나이는..
주희
빨리빨리 나이 먹고 싶어..
현정
어머 왜에~
주희
빨리 빨리 세상을 살고 싶어서..
현정
참, 너 답지 않은 말이다.
주희
아참, 오늘 니 통장으로 이자 넣었어. 지난 번에 빌린 거.
현정
그런게 서주희 다운 말이지.
주희
(배시시 웃고는 불쑥) 나 그 사람 사랑했던 것 같아.
현정
(놀라서) 뭐라고> 갑자기 무슨 소리야? 누굴?
주희
.. 금나라씨.
현정
(눈이 커진다.) 둘이 사겼었어?
주희
너무 짧았어.. 근데 오늘 우연히 은행에서 만났는데.. 그 사람이 내앞에서 돌아서는데.. 뛰어가서 허리를 잡고 싶었어.. 이거 사랑 같지 않니?
현정
(계속 놀란 눈으로 본다.)
주희
그럼 뭐하냐.. 다 지난 일인데...
씬62. 나라의 방/ 밤
나라, 멍한 표정으로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문이 열리고 독고 철이 들어온다.
독고 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나라
.. 아닙니다.
독고 철
모든 일이 다 순조로워 보이는데 네 얼굴빛은 영 아니구나..
나라
(씁쓸하게 미소)
독고 철
은행 아가씨 때문에 그러냐?
나라
.. 그냥 좀 허전합니다.
독고 철
나라야.. 그 사람.. 죽었다는 거 알고 있었다.
나라
!.... 죄송합니다.. 아시는지 모르고.. 사실대로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독고 철
아니다.. 거짓말을 해줘서 고마웠다.. 니가 그렇게 말해줄때.. 마치 정말 그런 것 같더라..
나라
.....
독고 철
나라야.. 사랑할 수 있을 때 망설이지말고 사랑하거라..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나라
(흠칫).....!
씬63. 달리는 나라의 차 안/ 밤
나라의 차가 달리고 있다. 나라, 속도를 낸다.
플래시 컷>
빠르게 나라의 머릿속을 지나가는 주희와의 추억.
씬64. 다른 거리/밤
주희, 걸어가고 있다.
플래시 컷>
하이디 은행에서 뒤돌아서던 지금의 나라의 모습에서 거꾸로 기억되는 나라의 모습들.
주희
(생각하면서 피식 피식 웃는다.).....
씬65. 인철의 집 앞/ 밤
주희의 집 일각에 서는 차.
나라, 주희의 집 앞으로 달려가는.. 집이 다가오자 걸음걸이가 느려진다.
잠시 집 앞에 서있는 나라.
씬66. 집 일각 다른 거리/밤
주희가 걸어오고 있다.
씬67, 인철의 집 앞/밤
나라, 집 앞에서 돌아선다.
차에 오르는 나라.. 차를 출발시킨다.
뒤이어 집 앞으로 온 주희, 두 사람 서로를 발견 못하고 아슬아슬 스쳐간다.
대문 앞에 선 주희, 우편함에 꽂혀있는 다이어리를 발견한다.
멈칫하는 주희.. 다이어리를 들고 빠르게 뛰어간다.
씬68. 근처 거리/밤
주희, 나라를 찾아 이리저리 둘러보지만 나라가 보이지 않는다.
주희
(안타까운.)......!
씬69. 인철의 집 앞/ 밤
터벅터벅 걸어오는 주희, 멈칫한다.
대문 앞에 서있는 나라. 주희 그대로 서서 잠시 나라를 바라본다.
나라
(보는)
주희
(보는)
두 사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대로 선채 서로를 보고만 있다.
씬70. 어느 레스트란 안/밤
나라와 주희 마주앉아있다.
나라
아직 도장 찍을거 많이 남았었는데
보고 싶었어요.
주희
근데 왜 한번도 보러 오지 않았어요?
나라
.. 노력했어요.. 생각하지 않으려고..
근데 그런 그럴수록.. 허전하더라구요..
처음엔 돈을 덜 벌어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주희
(미소)
나라
주희씨 손 좀 줘봐요.
주희
왜요?
나라
줘봐요..
주희
(부끄러운 듯 천천히 내밀면)
나라, 펜을 하나 꺼내더니 주희의 오른손 약지손가락에 반지를 그려준다.
주희
이게 뭐예요?
나라
반지요.
주희
무슨 반지요?
나라
다이야빈지.
나하고 결혼할래요?
주희
네?
나라
나하고 결혼해달라구요.
주희
(미소)
나라
하루에 하나씩 해줄수있는데....
주희
진짜 정말.....
씬71. 성당 외경/ 낮
씬72. 성당 마당/ 낮
나라와 인철이 정장차림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독고철과 봉여사, 현정, 블루엔젤 이사진들, 회장단.. 등등이 나와 인철에게 축하인사를 하면서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씬73. 동 성당 신부대기실 안/낮
웨딩드레스를 입은 주희가 앉아있고..그 옆에 현정과 은지가 서있다.
현정
(부럽다.) 너 참 이쁘다. 옷이 날개라더니 진짜네.
주희
(피식 웃는) 옷빨은 아무나 받니?
현정
(흘겨보는)
은지
언니.. 정말 축하해요.
주희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요..
은지
(주희의 손을 살며시 잡는)
주희
.....
씬74.. 신부대기실 앞/낮
차연, 문틈으로 현정과 은지에 둘러 쌓여있는 주희를 본다.
차연
......
씬75. 동 성당 신부대기실 앞
나라, 신부대기실 쪽으로 가는데.. 차연과 마주친다.
차연
(먼저 웃으며) 오빠 축하해.
나라
.. 고맙다.
차연
오빠한테 결혼 선물 줄게 있어.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내민다)
나라
(받아서 보면 나라가 쓴 각서다)......!!
차연
(미소).. 행복하게 잘 살아줬으면 좋겠어.
나라
차연아.. (꼭 하고 싶었던 말이다.) 미안하다..
차연
(웃으며)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나라
......
차연
오빠.. 나한테 미안할 거 없어.. 나 이제 알았거든.. 오빠가 돈 때문에 날 버린 게 아니라 날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그래서 홀가분해.. 정말 다행이다 싶어..
나라
(쓰게 웃는)
차연
(아픈) 나 결혼식은 못 볼 것 같아.. 축하해.. (돌아서 간다.)
나라, 각서를 든 채 서있는데.. 누군가가 뒤편에서 몰래 다가온다. 넘버3다.
넘버3, 싸늘한 표정으로 나라의 어깨를 툭 잡는다.
나라, 돌아보다가 넘버3의 싸늘한 표정을 보고 흠칫 놀라는데..
넘버3, 품에서 뭔가를 꺼내 나라의 복부 쪽으로 들이민다.
나라, 놀라 표정이 굳는데... 칼이 아니라 봉투다.
넘버3
(굳었던 표정이 풀리며 웃는).. 금사장님, 축의금입니다.
나라
...?!
넘버3
앞으로 사업하실 때 법으로 처리하지 못할 일이 발생하면 불러주십쇼. 언제든 노력 봉사하겠습니다. (꾸벅 허리 굽혀 인사하고 간다)
나라
(어이없어서 보는)....
씬76. 동 성당 신부대기실 앞/낮
주희,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나라가 들어온다.
나라
준비 됐어요?
주희
(미소) 네..
조철수
(들어와 나라의 귀에 낮게) 나라야, 마사장이 왔어.
나라
....!
조철수
식전에 잠깐 보자는데? 뭐 할말이 있나봐.
나라
......
주희
?.....
나라
(잠시 생각하다가 주희를 향해 웃어주고는 나간다.)
주희
.....
씬77. 동 성당 안/ 낮
촛불이 켜있고, 하객들이 좌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인철, 은지, 영석, 독고철을 비롯한 조철수, 현정.. 등등이 보인다.
앞자리에 개가 바짝 바닥에 엎드려 있다.
씬78. 동 성당 일각 (주차장 정도의 야외)/낮
나라가 들어선다. 두리번거리며 찾는.. 멀리 마동포가 후즐그레한 모습에 지팡이를 짚고 서있다.
나라
(보면)
마동포
(활짝 웃으며 다가온다.) 금사장, 축하해!
나라
.. 왜 들어오시지 않고요..
마동포
(비굴하게) 내가 거기 들어갈 자격이 되나..
자네 동생 나보면 기겁할텐데..(히죽 웃는다.)
나라
(잡아끌며) 다 지난일인데요 뭐.. 들어오세요..
마동포
(나라의 손을 덥석 잡으며) 금사장, 날.. 용서해주게.
나라
(미소) 이미 오래전에 했습니다.
마동포
고마워..
나라
들어가세요.. (돌아서는데)
마동포, 지팡이를 들어 나라의 뒤통수를 힘껏 내려친다.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는 나라..
마동포 잔인하리만치 지팡이로 몇 번 나라를 내려친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나라.
마동포, 그런 나라를 잠시 바라보다가 빠르게 도망간다.
E 쿵! 쿵! 쿵! (나라의 심장 박동소리)
나라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나라, 일어나 보려고 꿈틀거려보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점점 눈이 감기는 나라와 신부대기실에서 나라를 기다리는 주희, 성당안의 은지와 영석, 독고 철의 얼굴들이 빠르게 교차 편집된다. 웃고 있는 주희.. ‘왜 안오지?’ 하면서 고개를 빼고 보는 주희..
눈이 감기는 나라, 천천히 의식을 잃어간다.
나라
(입에서 쿨럭쿨럭 피를 쏟는)
피를 쏟으며 바닥에 누운 나라..성당 안에서 나온 ‘개’가 두리번거린다. 나라를 찾고 있다.
나라를 발견한 ‘개’ 나라를 향해 달려온다.
멀리 바닥에 쓰러진 나라와 그런 나라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개의 모습이 스틸로 잡히면서,
깊게 Fade Out.